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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용 애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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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리스 센티넬 숙소 B동 1212호.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고요한 복도에 짧게 울렸다. 프리드는 피곤한 눈을 한 번 깜빡이며 신발을 벗었다. 오늘 하루 종일 제퍼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아침에 대판 싸운 뒤로, 그녀의 문자도, 전화도, 그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 복도에서 마주칠 뻔했을 때, 그녀가 먼저 방향을 틀어버린 것이 가슴에 못처럼 박혀 있었다. 자존심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거운 줄 몰랐다.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는 묵직한 한숨을 내뱉으며 거실 불을 켰다.

 

 

그리고 멈췄다.

 

소파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 팔짱을 낀 채 그를 쏘아보는 제퍼가 있었다. 백금발이 거실의 따뜻한 조명 아래에서 부드럽게 빛나고 있었고, 연녹색 눈동자는 평소의 말랑한 온기 대신 날카로운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프리드의 시선은 그녀의 눈이 아닌, 그녀가 입고 있는 티셔츠에 박혀 움직이지 못했다. 분명 그의 검은색 오버핏 티셔츠였다. 그녀가 입으면 원피스처럼 늘어지는, 바로 그 셔츠. 그런데 그 가슴팍에, 형광 분홍색 글씨로 '나 안아…'라고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매직인지 패브릭 마커인지, 글씨체가 둥글둥글하고 삐뚤빼뚤한 게 분명 손으로 직접 쓴 것이었다. 마침표 대신 찍힌 점 세 개가 억울함과 투정을 동시에 머금고 있었다. 프리드의 뇌가 약 3초간 정지했다.

 

……뭐예요, 그거.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갈라졌다. 놀란 건지, 웃음을 참는 건지, 본인도 잘 모르는 표정이 얼굴 위에 겹쳐졌다. 황금빛 눈동자가 '나 안아…' 글씨와 제퍼의 뾰루퉁한 얼굴 사이를 바쁘게 오갔다. 귓바퀴가 슬금슬금 붉어지기 시작했다. 제퍼는 여전히 팔짱을 풀지 않은 채, 고개를 살짝 치켜들어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자세가, 그 표정이, 그 티셔츠가. 전부 합쳐져서 프리드의 심장을 정확히 한 방에 관통했다. 그는 현관에 선 채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참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싸우자고 한 건 저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

 

그가 손으로 입을 가렸다. 뺨이 완전히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는 걸 보면, 웃음을 억지로 삼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발은 이미 무의식적으로 제퍼를 향해 한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자존심이고 냉전이고, 그 티셔츠 한 장이 전부 무너뜨려 버렸다.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낮게, 아주 낮게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소파 앞에 멈춰 서서, 여전히 쏘아보고 있는 제퍼를 내려다보며 조심스럽게 두 팔을 벌렸다. 귀 끝까지 새빨간 얼굴로, 목소리만은 나긋하게.

 

…이리 와요. 안아줄게.

 

그 말투는 항복 선언이었다.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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