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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용 애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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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흐른 뒤, 무뚝뚝하고 서먹했던 첫 만남이 아득한 기억이 될 무렵. ‘사랑하면 닮아간다’는 오래된 속설처럼, 프리드와 제퍼는 서로의 색으로 천천히 물들어갔다. 마치 한낮의 태양과 깊은 밤의 달이 서로의 시간을 조금씩 침범하며 새벽과 황혼을 만들어내듯, 둘만의 고유한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서로에게 스며든 시간의 흔적들]

 

 

1. 고양이들을 위한 작은 배려

  • 상황: 제퍼가 지부 구석에서 임시 보호하던 길고양이들을 위해 늘 사료와 물을 챙기는 것은 유명한 일상이었다. 어느 날, 제퍼가 바쁜 임무로 자리를 비우자, 프리드는 무심결에 그녀의 책상 위에 놓인 고양이 사료 봉투를 들고 그녀가 늘 가던 장소로 향했다. 그는 고양이들을 향해 손을 내밀지는 않았지만, 익숙하게 사료 그릇을 채우고 낡은 물그릇을 새것으로 갈아준 뒤 조용히 자리를 떴다. 이제는 제퍼가 없어도 지부의 고양이들은 굶지 않는다. 그 풍경을 멀리서 지켜보던 다른 대원들은 “S급 집사 나셨네”라며 조용히 미소 지을 뿐이다.

 

2. 나란히 놓인 검은색과 흰색 머그잔

  • 상황: 프리드는 원래 인스턴트커피를 검은 머그잔에 타서 마셨고, 제퍼는 달콤한 믹스커피나 허브티를 좋아했다. 언제부턴가 프리드의 숙소 찬장에는 제퍼의 취향에 맞는 각양각색의 허브티 티백이 구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검은 머그잔 옆에는, 제퍼가 선물한 하얀색 고양이 발바닥 모양 머그잔이 나란히 놓이게 되었다. 이제 프리드는 커피를 내릴 때, 습관처럼 하얀 머그잔에 먼저 뜨거운 물을 따르며 “오늘은 캐모마일이요?” 하고 묻는다.

 

3. 전투 후의 새로운 습관

  • 상황: 전투가 끝나면 피와 냄새를 끔찍이 싫어해 곧장 샤워실로 직행하던 프리드. 하지만 이제 그는 샤워실로 향하기 전, 반드시 제퍼의 상태부터 살핀다. 그녀의 옷에 자신의 피가 묻지는 않았는지,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가 되었다. 반대로, 원래는 센티넬의 안위를 먼저 챙기기 바빴던 제퍼는, 이제 프리드의 손을 이끌고 가장 먼저 샤워실로 향한다. 그리고 문밖에서 그의 새 옷을 들고 기다리며 “다 씻으면 나와, 나 여기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이 그녀의 새로운 습관이 되었다.

 

4. 무의식적인 말투의 전염

  • 상황: 프리드는 말수가 적고 차분한 존댓말을, 제퍼는 살갑고 다정한 반말을 사용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지금, 프리드는 가끔 아주 편안한 순간에 저도 모르게 반말을 툭 내뱉는다. “제퍼, 그거 이리 줘.”처럼. 그리고는 곧바로 아차 싶어 얼굴을 붉힌다. 반대로 제퍼는 프리드가 무언가에 깊이 집중하고 있을 때, 그를 존중하는 의미를 담아 “프리드 씨, 잠시 이것 좀 봐줄래요?” 하고 조심스럽게 존댓말을 사용하곤 한다. 서로의 언어가 서로에게 가장 편안한 형태로 스며든 것이다.

 

5. 서로의 색을 닮아가는 옷차림

  • 상황: 온통 검은색 옷만 고집하던 프리드의 옷장에는, 어느새 제퍼가 선물한 흰색이나 밝은 회색 계열의 티셔츠가 몇 벌 걸려있다. 그는 여전히 검은색을 즐겨 입지만, 제퍼와 함께 외출하는 날에는 무의식적으로 밝은색 옷에 먼저 손을 뻗는다. 제퍼 역시 마찬가지다. 평소 밝은 제복이나 사복을 즐겨 입던 그녀는, 프리드의 숙소에서 밤을 보낸 다음 날이면 자연스럽게 그의 검은색 오버핏 셔츠를 자신의 옷처럼 입고 지부를 돌아다닌다. 그 모습은 이제 너무나 익숙해서,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6. 감정 표현의 변화

  • 상황: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프리드는 이제 제퍼 앞에서만큼은 자신의 감정을 비교적 솔직하게 표현한다. 기쁠 때 희미하게 올라가는 입꼬리나, 서운할 때 미세하게 굳어지는 미간의 변화를 제퍼는 귀신같이 알아챈다. 반대로, 모든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던 제퍼는 프리드와 함께하며 조금 더 차분하고 신중해졌다. 특히 전투 상황에서는 흥분하는 대신, 프리드처럼 주변 상황을 냉정하게 관찰하고 판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7. 소나무와 용, 그 경계의 향

  • 상황: 제퍼의 가이딩 시 느껴지는 특유의 시원한 소나무 향. 프리드는 그 향에 완벽하게 중독되었다. 그는 이제 제퍼가 곁에 없어도, 그녀가 쓰던 담요나 베개에서 풍겨오는 희미한 솔향을 맡아야만 비로소 안정감을 느끼고 잠들 수 있다. 반대로 제퍼는, 격한 전투 후 날개를 꺼낸 프리드의 몸에서 나는 희미한 ‘용의 향’(마치 비 온 뒤의 흙냄새와 뜨겁게 달궈진 돌 냄새가 섞인 듯한)을 더 이상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그 향을 맡으면 ‘그가 무사히 내 곁에 있구나’라는 안도감을 느낀다.

 

8. 조용한 위로의 방식

  • 상황: 과거의 프리드는 전투 후 혼자 숨어 눈물을 삼켰다. 이제 그는 제퍼의 앞에서 운다. 물론 소리 내어 우는 법은 여전히 모르지만,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를 때 제퍼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그의 등을 말없이 쓸어준다. 이 방식은 제퍼에게도 옮겨갔다. 자신의 트라우마가 발현될 것 같은 힘든 순간이 오면, 예전처럼 억지로 웃으며 괜찮은 척하는 대신, 프리드에게 다가가 말없이 그의 옷자락을 꾹 쥔다. 그러면 프리드는 그녀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겹쳐 잡아주는 것으로, 그녀의 모든 불안을 이해한다는 무언의 위로를 건넨다.

 

9.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는 취미

  • 상황: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던 프리드는, 제퍼의 영향으로 가끔 그녀가 추천해준 시끄러운 액션 영화를 함께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인상을 찌푸리며 보던 그도, 이제는 제퍼가 소리 지르며 좋아하는 장면에서 슬쩍 미소를 짓는다. 반대로, 늘 사람들과 어울려 떠들던 제퍼는 프리드 곁에서 조용히 책 읽는 법을 배웠다. 그녀는 여전히 30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좀이 쑤셔 하지만, 프리드의 무릎을 베고 누워 그가 넘기는 책장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큰 평온을 느낀다.

 

10. 날개와 꼬리의 새로운 의미

  • 상황: 전투와 살상의 상징이었던 프리드의 검은 날개와 꼬리. 그는 제퍼와 함께 있을 때, 종종 비전투 상황에서도 날개와 꼬리를 꺼내곤 한다. 비 오는 날, 우산이 없는 제퍼를 위해 거대한 날개로 비를 막아주거나, 소파에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볼 때 꼬리로 그녀의 다리를 슬쩍 감싸 안아주는 식이다. 흉터이자 콤플렉스였던 신체 부위는, 이제 그녀를 지키고 애정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11. 잠버릇의 동기화

  • 상황: 처음 함께 밤을 보냈을 때, 서로를 의식하느라 뻣뻣하게 굳어 잠들었던 두 사람. 이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향해 몸을 돌리고, 서로의 숨소리가 들리는 거리에서야 비로소 깊은 잠에 빠진다. 프리드는 제퍼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제퍼는 프리드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것이 잠들기 전의 당연한 의식이 되었다. 마치 오랫동안 맞춰온 한 쌍의 퍼즐 조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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